관광산업

DMO란 무엇인가? 지역관광 활성화의 핵심 조직

라이프-트립 2025. 4. 23. 03:00

 DMO(Destination Marketing Organization)는 지역 관광을 체계적으로 기획·운영하는 핵심 조직이다. 이 글에서는 DMO의 정의부터 구조, 해외 사례, 국내 현황, 그리고 미래 전략까지 깊이 있게 소개한다.

DMO란 무엇인가? 지역관광 활성화의 핵심 조직

 

1. DMO란 무엇인가? 정의와 역할

DMO(Destination Marketing Organization)는 UNWTO(세계관광기구)에 따르면, “특정 목적지에 대한 마케팅, 정보 제공, 관광자원 관리 등 전반을 담당하는 조직으로서, 목적지 관리의 핵심 수행 기관”으로 정의된다. DMO는 단순한 관광 홍보 기관이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과 경쟁력을 반영한 브랜딩 전략을 수립하고, 관광 수요와 공급을 조율하는 통합관리 주체로 인식된다.

 학계에서도 DMO는 “지역 관광 생태계의 협력과 조정을 통해 지속가능한 관광 발전을 도모하는 협치형 거버넌스 모델”로 간주된다(이정환, 2020). 즉, 관광이 도시 재생, 문화 보존, 지역경제와도 긴밀하게 얽혀 있는 오늘날, DMO는 이러한 복합적인 역할을 총괄 기획하는 기능을 갖는다.

 DMO는 공공과 민간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조직이라는 특징을 가진다. 지방정부의 예산 지원 하에 민간 숙박업자, 식음료 사업자, 문화예술단체, 주민 대표 등이 함께 협력하여 관광 전략을 수립한다. 이는 중앙에서 일방적으로 결정되는 관광정책과 달리, 지역이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우리의 방식대로’ 지역관광을 설계할 수 있게 하는 핵심 인프라로 작동한다. 궁극적으로 DMO는 관광을 통한 지역 브랜딩, 지속가능한 관광 생태계 구축, 공공외교형 지역 경쟁력 강화라는 세 가지 목표를 향해 설계된 복합 전략 조직이다.

 

2. DMO의 구조와 운영 방식

 DMO(Destination Marketing Organization)는 단순한 행정기구가 아니라, 관광 목적지의 통합적 마케팅과 운영을 위한 협치형 거버넌스 구조를 지닌다. Pearce(1992)는 DMO를 “관광 커뮤니케이션과 조정을 위한 네트워크 중심 조직”으로 정의했으며, 효율적인 정보 전달, 민관 협력, 지역자원의 통합적 조정을 DMO의 핵심 운영 원리로 강조한 바 있다.

 DMO는 일반적으로 비영리 공공기관 또는 공공-민간 협력체(PPP: Public Private Partnership) 형태로 설립된다. 운영 주체는 지자체 또는 중앙정부의 관광부서가 될 수 있으며, 여기에 호텔협회, 여행사, 문화단체, 교통기관 등 다양한 민간 이해관계자가 참여한다. 이사회 또는 운영위원회를 통해 의사결정이 이뤄지며, 이를 통해 지역 간 이익 조율과 중장기 관광전략이 수립된다.

실제 운영방식은 다음과 같은 프로세스를 따른다:
① 지역 관광자원 및 시장환경 분석 →
② 방문객 타깃 설정 및 포지셔닝 전략 수립 →
③ 콘텐츠·이벤트 개발 및 캠페인 기획 →
④ 온라인·오프라인 채널을 통한 마케팅 실행 →
⑤ 성과 측정 및 지역경제 피드백

 예를 들어, 일본 홋카이도 DMO는 지역 내 온천 리조트, 농장 체험, 기차 관광 루트 등을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을 운영하며, 민간 예약 시스템과 정부 관광정보망을 연동해 원스톱 관광 상품 유통망을 구축했다. 이는 단일 지역이 아닌 광역 거점 단위의 관광을 실현한 구조적 성과로 평가받는다.

 DMO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거버넌스 구조, 정책 일관성, 지속적인 민간 참여, 재정의 자립성이 중요하며, 이는 단순한 기관의 형태를 넘어 지역 관광정책을 주도하는 실행 허브로서의 역할을 정의한다.

 

3. 해외의 DMO 성공 사례

 DMO 모델은 유럽, 일본, 호주 등 관광 선진국에서 이미 정착되어 있으며, 지역 경제와 브랜드 강화에 실질적인 기여를 해왔다.
특히 이들 DMO는 지역의 고유한 정체성과 관광객의 감성적 경험을 연결하는 설계자로서 작동하고 있다.

① 스위스 루체른 DMO는 ‘호수와 알프스의 도시’라는 테마를 기반으로 사계절 콘텐츠를 정교하게 기획했다. 여름에는 호수 유람선과 하이킹 코스를, 겨울에는 크리스마스 마켓과 전통 썰매 체험을 마케팅에 집중하며, 관광객의 재방문율을 높이는 구조를 만들었다. SNS 기반 캠페인 ‘#MyLucerne’는 지역 거주자와 방문객이 함께 도시를 소개하는 콘텐츠로 발전하면서 거버넌스 기반 브랜딩의 성공 사례로 손꼽힌다.

② 일본 오이타현 DMO는 온천, 지역 미식, 로컬축제를 중심으로 도시 정체성 기반 관광 전략을 수립했다. 이 조직은 지역 온천조합료칸협회지역농업단체 등과의 협업을 통해 관광자원 간 연계 상품을 개발하였고, 이로 인해 관광객 1인당 체류 시간과 소비 지출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특히 후쿠오카-오이타 간 ‘온천 루트’ 구축은 관광 흐름을 재설계한 전략적 사례로 평가받는다.

③ 호주 퀸즐랜드 DMO (Tourism and Events Queensland)는 ‘경험 기반 관광’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퀸즐랜드 주의 해안선, 열대우림, 대보초(Great Barrier Reef) 등 자연자원을 테마화하고, 스카이다이빙, 원주민 문화 트레킹, 해양 생태체험 등 체험형 관광을 연계해 외국인 관광객의 장기 체류를 유도했다. DMO는 지역 원주민 커뮤니티와의 협업을 통해 문화적 지속가능성까지 고려한 포용형 관광 모델을 구축했다.

이들 DMO는 단순한 관광마케팅 기관이 아니라, 콘텐츠를 설계하고 지역 내 경제흐름을 디자인하는 관광허브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공통적으로는 ① 자율성과 책임성, ② 지역 정체성 중심의 테마 구성, ③ 지역민과의 협치 기반 구조가 주요한 성공 요인으로 작용한다.

 

4. 한국 지역관광에서의 DMO 도입 현황

한국에서는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DMO 개념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지역관광추진조직(DMO)'이라는 명칭 아래 시범사업을 운영했고, 이후 여러 지역에서 DMO 형태의 조직이 출범했다. 서울관광재단, 부산관광공사, 강릉DMO, 목포DMO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로컬 콘텐츠 발굴, 축제 연계, 외국인 맞춤형 여행코스 개발 등을 통해 도시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자율성과 예산 측면에서 지방정부 의존도가 높고, 민간 참여도 낮아 조직 역량 강화와 전문성 확보가 과제로 남아 있다. 국내 DMO의 정착을 위해서는 지방분권형 정책과 지역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 구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5.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한 DMO의 미래 전략

앞으로의 관광은 단순한 방문 유도가 아닌, 지역과 여행객 모두가 만족하는 ‘지속가능한 관광’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DMO는 자연환경 보호, 지역주민 수용력 고려, 관광객 분산 전략, 저탄소 이동수단 연계 등 보다 입체적인 기획이 필요하다. 또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관광 시스템, AR·VR 기반의 비대면 콘텐츠, 다국어 기반의 예약 플랫폼 등도 미래 전략의 핵심이다. 지역 간 연계와 글로벌 마케팅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네트워크형 DMO 구축도 중요하다. DMO는 단순한 조직이 아니라, 지역 전체가 지속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연결하고 기획하는 ‘공공외교형 관광허브’로서 진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