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산업

실무자 관점에서 본 공공외교형 패키지 여행 구성법

라이프-트립 2025. 4. 28. 17:29

 관광은 이제 단순한 여가 상품이 아니다. 특히 국가 차원의 소프트파워 강화를 목표로 할 때, 패키지 여행 상품은 중요한 공공외교 채널이 된다. 여행자는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문화를 체험하고, 감정을 교류하고, 국가 이미지를 체득하는 주체가 된다. 따라서 공공외교형 패키지 여행이란, 즐거움과 휴식을 넘어, 문화 이해, 감성 교류, 국가 브랜드 제고라는 전략적 목적을 갖춘 상품이어야 한다. 본 글에서는 관광 실무자의 관점에서 공공외교형 패키지 여행을 어떻게 기획하고, 설계하고, 운영해야 하는지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목차

 

1. 공공외교형 패키지 여행이란 무엇인가?


공공외교형 패키지 여행은 단순히 관광지 방문이나 쇼핑 일정으로 구성된 기존 패키지와 본질적으로 다르다. 관광을 통한 문화적 설득과 정서적 연결을 목표로 하며,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1) 문화적 의미 부여: 방문 장소와 활동을 단순 관광지가 아니라, 역사적, 문화적, 사회적 맥락을 충실히 반영한다. 궁궐을 둘러볼 때에도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유교 문화와 왕실 의례까지 이해하도록 해설하고, 전통시장 체험도 지역 경제와 공동체 문화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설계한다.

(2) 양방향 교류 촉진: 여행자가 수동적 소비자가 아니라 지역 주민, 문화예술가와 소통하는 참여형 체험을 구성한다. 예를 들어, 지역 예술가와 한복 만들기 워크숍에 참여하거나, 전통 공예를 함께 체험하고 지역 축제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3) 국가 브랜드 가치 강화: 단순히 한국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 혁신(스마트시티, 메타버스 체험), 민주주의 가치(5·18 민주화 운동지 방문) 등을 통해 '다양성과 창의성'을 가진 국가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체험하게 한다.

(4) 지속가능성 고려: 지역사회 존중, 환경 보호, 문화유산 보존 등 윤리적 가치를 반영한다. 예를 들어 대형 체인 숙소 대신 로컬 숙박업체 이용, 지역 생산품 구매, 친환경 이동수단 활용 등을 여행 일정에 포함한다.

 

2. 실무자가 고려해야 할 핵심 설계 요소

 

(1) 테마 설정: '국가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녹인다 패키지 여행의 첫 단계는 명확한 테마 설정이다.
테마는 단순한 모토가 아니라, 여행객이 체험하는 모든 공간과 프로그램의 '의미적 연결고리'가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전통과 현대의 공존"이라는 테마를 설정했다면, 단순히 한옥마을 방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예를 들어 "전통과 현대의 공존"이라는 테마를 설정했다면, 단순히 한옥마을 방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 전주 한옥마을에서는 전통 건축미와 한복 체험,
  • 서울 강남에서는 스타트업 견학 및 혁신 오피스 방문,
  • 이태원이나 연남동에서는 퓨전 한식 쿠킹 클래스와 로컬 청년 문화 체험
    을 연결하는 식으로 스토리를 구성한다.

또는 "기술 혁신과 미래"를 주제로 한다면,

  • 세종 스마트시티 투어,
  • 디지털 아트 뮤지엄(DDP, 팀랩 등) 체험,
  • AI 스타트업 견학을 묶어
    한국이 지향하는 미래 비전과 기술 강국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체득하도록 설계할 수 있다.

테마가 명확할수록 여행객은 "이번 여행이 어떤 가치를 전달하려 했는지"를 체감하고, 이는 곧 국가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인식으로 이어진다.

(2) 스토리텔링 구성: 일정 간 서사를 만든다
패키지 일정은 단순한 "A→B→C"의 나열식 방문이 아니라, 감정적 흐름(emotional flow) 을 고려한 스토리텔링 구조를 갖추어야 한다. 여행의 시작은 '전통과 뿌리'를 조명하는 장소로 설정해, 문화재 탐방, 전통공예 체험, 고궁 나들이를 통해 '뿌리의 힘'을 보여준다. 중간에는 '현대와 도약'을 상징하는 콘텐츠를 배치해, 강남, 판교, 디지털아트 전시, 창업허브 투어 등을 통해 한국의 역동성과 혁신을 체험시킨다. 마지막은 '미래와 비전'을 주제로, 지속가능 도시 견학, 스마트팜 체험, ESG 기반 기업 탐방 등으로 마무리해
'이 나라가 어떤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지'를 감성적으로 전달한다.

이러한 흐름을 갖춘 여행은 여행자에게 "단순 관광이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 하나의 여정"을 체험했다는 깊은 감정을 남긴다.
결국 국가에 대한 기억은 '장소'가 아니라 '서사'를 통해 강화된다.

(3) 현장 교류 기획: 체험과 만남이 핵심이다. 공공외교형 패키지 여행에서는 단순한 견학이나 수동적 관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지역민과의 교류, 청년 창업자와의 대화, 예술가와의 공동 체험 등 현장성 있는 인간 교류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예를 들어:

  • 지역시장 투어를 단순 쇼핑이 아니라, 소상공인과 직접 대화하고 로컬 식문화를 배우는 프로그램으로 확장한다.
  • 스타트업 방문 시 단순 브리핑 청취가 아니라, CEO 또는 청년 창업자와 직접 소규모 토크 세션을 마련한다.
  • 지역 예술인과 함께 미니 워크숍을 열어, 공예품 만들기, 음악 연주, 소규모 퍼포먼스 체험을 삽입한다.

이러한 '만남 기반 체험'은 단순 '좋은 경험'을 넘어, 문화적 공감대와 情(정) 형성을 이끌어낸다. 방문자는 관광객이 아니라, 잠시나마 '로컬 사회의 일원'이 되는 경험을 하게 되고, 이는 국가 이미지에 대한 감성적 애착을 심어주는 핵심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

실무자 관점에서 본 공공외교형 패키지 여행 구성법

 

3. 성공적인 공공외교형 패키지를 위한 실질 운영 전략

(1) 맞춤형 세분화 전략

공공외교형 패키지 여행이 진정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관광객의 연령대, 국적, 관심사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콘텐츠를 설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단일한 코스나 체험으로 모든 참가자의 만족을 끌어낼 수는 없다. 따라서 세부 타겟에 따라 전략적으로 프로그램을 차별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 K-POP 팬 그룹을 대상으로는, 연습실 투어, 케이팝 댄스 워크숍, 스타 사인회 연계 이벤트 등을 중심으로 구성한다.
  • 대학생 인턴십 그룹은, 글로벌 스타트업 견학, 대사관 또는 국제기구 방문, 사회적기업 체험 등 '미래 비전'을 자극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한다.
  • 기업 연수 팀은, ESG 혁신 사례 방문, 한류 기반 비즈니스 모델 강연, 한국식 경영문화 체험 등을 통해 비즈니스 감각을 키우는 방향으로 설계한다.

또한, 국가별 문화적 기대치 차이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유럽계 참가자는 개인 자유시간을 선호하는 반면, 동아시아권 참가자는 체계적 안내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성향 차이까지 세심히 반영해, 일정 운영의 유연성과 개별 맞춤화 수준을 높여야 한다.

 

(2) 다국어 지원 및 문화민감성 교육

공공외교형 패키지의 성공 여부는 참가자와의 소통의 질에 크게 좌우된다. 따라서 관광 가이드와 운영 요원은 단순 영어 능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 영어, 중국어, 일본어, 아랍어, 스페인어 등 주요 언어에 대한 기본 구사 능력을 갖춰야 하고,
  • 가능하다면 주요 타깃 시장별 언어별 전담 가이드 매칭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뿐만 아니라, 문화민감성(Cultural Sensitivity) 교육도 필수적이다. 이는 언어를 넘어, 타국의 가치관, 예절, 종교적 특성, 민감한 주제 등을 존중하는 태도와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포함한다. 

 

예를 들어:

  • 무슬림 관광객을 위한 할랄 식단 제공, 기도 시간 배려
  • 서구권 관광객에게는 프라이버시 존중과 자유시간 확대
  • 동남아 관광객에게는 가족 중심 활동 강조

이러한 세심한 배려가 쌓이면 관광객은 단순 편의를 넘어 '진심 어린 환대'를 체감하게 되고, 이는 국가 이미지 개선과 긍정적 구전 효과 확산으로 이어진다.

 

(3) 디지털 스토리텔링 연계

공공외교형 패키지는 오프라인 체험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스토리 확산 전략이 병행되어야 진정한 외교적 파급력을 얻을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참가자 스스로가 '국가 홍보대사' 역할을 자연스럽게 수행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 여행 기간 동안 SNS 인증샷 챌린지를 운영하고,
  • 지정 해시태그(#VisitKorea, #MyKoreaJourney 등)를 사용해 참가자의 경험을 전 세계로 확산시킨다.
  • 유튜브용 브이로그 제작을 지원하거나, 틱톡·인스타그램 릴스용 숏폼 콘텐츠 제작 키트를 제공한다.
  • 참가자 후기 콘테스트를 개최하여 우수 콘텐츠를 공식 채널에 리포스트함으로써 자발적 홍보를 장려한다.

이렇게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참가자들의 온라인 발신을 활성화하면, 국가 차원의 캠페인보다 훨씬 진정성 있고 폭발적인 바이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디지털 세대에게는 공식 광고보다 '실제 여행자의 생생한 경험담'이 더 큰 신뢰를 준다는 점을 활용해야 한다.

 

4. 최신 공공외교형 관광 사례 분석


(1) 싱가포르 'Passion Made Possible' 캠페인
싱가포르는 관광청 주도로 '열정과 가능성'이라는 국가 이미지를 테마화해, 축제 참가, 다문화 체험, 스타트업 탐방을 결합한 체험형 패키지를 개발했다.

(2) 일본 다카야마시의 전통문화 체험 패키지
일본 다카야마시는 전통 목조 건축과 사케 문화 체험, 전통 거리 걷기 등 지역 정체성을 살린 체험형 관광을 운영하고 있다.
관광객들은 지역 주민과 직접 교류하면서 '살아있는 일본 전통'을 체험하고, 다카야마는 글로벌 시장에서 '전통과 삶이 연결된 도시'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다.

(3) 서울관광재단의 글로벌 체험형 프로그램
서울관광재단은 전통시장 미션게임, 한복 체험, 스타트업 투어 등을 결합한 외국인 맞춤형 프로그램을 확대해, 서울을 '체험하는 도시'로 브랜딩하고 있다.

실무자 관점에서 볼 때, 공공외교형 패키지 여행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국가가 원하는 이미지를 세계에 심고, 감성적 신뢰를 구축하려면, 관광 상품 하나하나가 '국가 브랜드 외교관'처럼 작동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문화 분석, 스토리 설계, 체험 중심 프로그램, 디지털 확산 전략까지 치밀하게 연결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