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산업

관광공공외교란 무엇인가? 외교와 여행이 만나는 지점

라이프-트립 2025. 4. 22. 23:18

 

 관광공공외교는 여행과 외교의 경계를 허무는 전략적 접근 방식이다. 관광을 통해 국가의 이미지와 브랜드를 형성하고 국제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관광공공외교의 개념부터 실제 적용 사례, DMO의 역할, 그리고 실무적 시사점까지 차근차근 살펴본다.

 

관광공공외교란 무엇인가? 외교와 여행이 만나는 지점

 

1. 공공외교(Public Diplomacy)란 무엇인가?

 공공외교(Public Diplomacy)는 전통적인 정부 간 외교 방식에서 벗어나, 외국의 대중과 직접 소통함으로써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고 긍정적인 여론을 형성하는 새로운 외교 형태다. 냉전 이후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과 글로벌화가 가속화되면서, 이제는 단순한 외교관계보다 대중의 인식이 국가 간 협력과 이해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공공외교는 문화, 예술, 언론, 스포츠, 학문 등 다양한 비정치적 수단을 통해 외국인의 감성과 이성을 자극하며 신뢰를 구축하려는 목적을 가진다. 이러한 맥락에서 관광은 공공외교의 실천적 수단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관광은 한 국가의 자연, 문화, 역사, 사람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고유한 접촉점으로, 체험 기반의 감정적 유대감을 생성한다. 외국인 관광객은 자국으로 돌아간 후 해당 국가의 ‘비공식 외교사절’ 역할을 하기도 하며, 이는 국제사회에서의 평판 형성과 국가 브랜드 구축에 장기적으로 기여하게 된다. 따라서 관광은 더 이상 단순한 산업이 아닌 외교 전략의 핵심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2. 관광과 공공외교의 만남: 관광 외교의 개념

 관광 외교(Tourism Diplomacy)는 외교정책의 일환으로 관광을 활용하는 전략적 접근 방식이다. 이는 관광을 통해 국가의 인식, 이해, 호감을 증진시키고, 나아가 외교적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개념이다. 관광 외교는 양방향 소통을 전제로 하며, 관광객이 국가를 방문하면서 겪는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정치적, 사회적 가치에 영향을 받게 만든다. 예를 들어, 한국의 한류 관광은 K-POP, 드라마, 음식 등 문화콘텐츠를 매개로 수많은 외국인을 한국으로 끌어들이고 있으며, 이는 국가 이미지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한류로 인해서 한국을 방문하고자 하는 외국인의 수는 매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관광 외교는 무형의 외교수단이기 때문에 무력이나 경제적 압력 없이 상대국 국민의 정서를 변화시키는 강력한 소프트 파워로 기능한다. 실질적으로 여러 국가들이 외교부와 관광청, 문화기관 간 협업을 통해 ‘브랜드 국가 만들기’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관광과 외교의 융합적 시너지 사례로 주목된다.

 

3. 관광공공외교의 전략적 활용: 사례로 보는 접근

 관광공공외교는 단기적 관광 수익을 넘어서 장기적 외교 전략으로서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관광공사는 K-POP 스타를 관광 홍보대사로 임명하거나, 세계 각국의 언론과 협업하여 한국의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알리고 있다. ‘Imagine Your Korea’와 같은 캠페인은 한국의 전통과 현대, 기술과 자연, 문화와 인간미를 동시에 전파하는 전략적 콘텐츠로 작용한다.

 

 ‘Imagine your Korea’ 캠페인의 핵심은 글로벌 소비자들이 한국을 직접 ‘상상’할 수 있게 만드는 데 있다. 이를 위해 한국관광공사는 BTS, 박서준, 차은우, 김수현, 이민호 등 세계적인 인지도를 가진 한류 스타들을 홍보대사로 기용하여, 한국의 다양한 관광 자원을 감각적으로 소개하는 영상을 제작해 왔다. 특히 ‘Feel the Rhythm of Korea’ 시리즈는 서울, 부산, 전주, 안동 등 각 지역의 전통음악과 현대무용을 결합해 지역 고유의 분위기를 유쾌하고 세련된 방식으로 담아내며 세계인의 관심을 끌었다. 해당 영상들은 유튜브, 페이스북, 틱톡 등 SNS 플랫폼을 통해 수억 회에 달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한국 관광의 매력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또 다른 예로는 일본의 ‘쿨 재팬’ 전략이 있다. 이는 일본식 소프트 파워 외교의 대표 사례로 애니메이션, 패션, 식문화 등을 통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일본의 이미지를 구축하며 관광과 외교를 동시에 강화했다. 일본관광청은 ‘Cool Japan Travel’이라는 이름 아래, 애니메이션 성지순례 관광코스(예: 슬램덩크 가마쿠라역, 너의 이름은 도쿄 시내, 센과 치히로 이바라키 온천 등)를 기획하고 이를 해외 팬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또한 일본의 전통 공예(和紙, 다도, 도자기 등) 체험 프로그램과 J-POP 콘서트 투어를 결합해 외국인 관광객의 몰입감을 높이는 등 콘텐츠 중심의 체험 관광을 구현하였다.

 

 싱가포르는 ‘Your Singapore’ 슬로건 아래 체험 중심 관광 콘텐츠를 강조하며 글로벌 도시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처럼 관광공공외교는 각 국가의 문화 정체성과 외교 목표에 따라 맞춤형으로 기획되며, 전략적 실행을 통해 경제, 문화, 정치에 걸친 복합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4. 관광공공외교와 DMO(Destination Marketing Organization)의 역할

 DMO(Destination Marketing Organization)는 관광공공외교를 실현하는 데 있어 핵심 실행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국가 단위에서의 브랜드 구축이 중요하다면, 지역 단위에서는 DMO가 주도적으로 해당 지역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형성한다. 한국의 경우, 서울관광재단, 부산관광공사,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등 각 지역에 설립된 DMO는 지역의 고유 문화와 관광 콘텐츠를 해외에 알리고, 지역 브랜드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은 다양한 언어의 콘텐츠를 제작해 SNS에 배포하거나, 해외 여행사와의 협업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며, 지역 주민과 함께 지속가능한 관광 생태계를 구축한다. 또한 DMO는 국가 브랜드와 지역 브랜드 간 연결고리 역할을 하여, 보다 정교하고 현장성 있는 공공외교 실현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외교적 긴장 상황에서도 민간 차원의 교류를 지속시킬 수 있는 기반으로서, DMO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다.

 

 

5. 관광공공외교의 미래와 실무적 시사점

 디지털 전환과 팬데믹 이후, 관광공공외교의 방식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과거 오프라인 중심의 전통적 홍보에서 벗어나,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과 같은 플랫폼을 활용한 디지털 공공외교가 급부상했다. 특히 여행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은 감정적 신뢰와 콘텐츠 확산에 매우 효과적이다. 실무적으로도 관광업계 종사자들은 이제 단순한 안내자가 아닌, 국가 브랜드의 전달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예를 들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테마형 프로그램 기획, 다국어 가이드 양성, 글로벌 감수성 기반의 콘텐츠 제작 등이 요구된다. 더불어 정부 차원에서는 민간과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하며, 지역 단위에서는 ‘로컬 히어로’를 발굴해 글로벌 무대에 소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미래의 관광공공외교는 기술, 감성, 협업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형태로 발전할 것이며, 이는 새로운 외교 채널이자 지속 가능한 관광산업의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