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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산업

지속가능한 관광이란 무엇인가? 착한 여행을 위한 첫걸음

by 라이프-트립 2025. 4. 25.

지속가능한 관광은 단순히 환경을 생각하는 여행이 아닙니다. 오늘의 여행이 내일의 세대에게도 긍정적 유산이 되기 위해,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이동하고 소비해야 하는지, 이 글에서 5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분석합니다.

 

1. 지속 가능한 관광의 의미와 실천 방향

 

 지속 가능한 관광은 단순히 환경에 민감한 소규모 관광이나 특정 상품을 의미하는 개념이 아니다. 이는 모든 관광 형태를 보다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근본적인 목표를 지향한다. 관광의 규모나 방식에 관계없이, 적절히 관리된다면 대규모 관광 또한 충분히 지속 가능하다. 지속 가능한 관광은 궁극적인 완성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다. 관광의 계획, 개발, 운영 전반에 걸쳐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영향을 균형 있게 반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생태관광을 지속 가능한 관광과 동일시하지만, 두 개념은 명확히 구분되어야 한다. 에코투어리즘은 자연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소규모 체험 중심의 관광을 의미하며, 특정 관광 상품의 하나로 분류된다. 반면 지속 가능한 관광은 도시, 해안, 산지, 농촌 등 모든 관광지와 형태에 적용할 수 있는 광범위한 개념이다.

 

 세계관광기구(WTO)는 지속 가능한 관광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관광은 현재와 미래의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고, 방문객, 산업, 지역사회, 환경의 요구를 충족해야 한다.”

지속 가능한 관광을 실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핵심 원칙을 따라야 한다.

  1. 환경 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생태계 보호
    관광 개발에 필수적인 자연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생태계의 기본 기능을 유지하고 생물 다양성을 보호해야 한다.
  2. 지역 문화와 전통의 존중
    지역 주민의 사회문화적 정체성을 존중하고, 유형·무형의 문화유산과 전통 가치를 보존해야 한다. 또한, 문화 간의 이해와 관용을 증진해야 한다.
  3. 경제적 지속 가능성과 지역사회 기여
    관광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제활동이 되어야 하며, 지역사회에 안정적인 일자리와 소득, 사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빈곤 완화에도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지속 가능한 관광 개발을 위해서는 이해당사자의 적극적인 참여와 정부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또한 지속 가능성 실현을 위해 관광의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적절한 예방 조치나 수정 조치를 취해야 한다.

관광은 단순한 소비 활동이 아니라, 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산업이다. 관광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관광은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자산이 될 수 있다.

 

2. 왜 지속가능한 여행이 필요한가?

 

 관광산업은 전 세계 GDP의 약 10%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적 비중이 높지만, 동시에 생태계 파괴, 과잉관광(overtourism), 지역불균형 등의 문제를 동반해왔다. 대표적으로 베네치아, 바르셀로나 등은 단기 관광객 과잉으로 인해 주거공간 붕괴, 쓰레기 급증, 문화 사유화 등의 사회 문제를 겪었다. 한국 역시 제주의 자연환경 훼손, 강릉 해변의 상업화 등도 유사한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광지들은 예상치 못한 ‘보복여행(revenge travel)’ 현상에 직면했다. 서울 경복궁과 남산, 강릉 안목해변, 부산 해운대 등 주요 관광지는 주차난, 소음, 쓰레기, 주민 이동권 침해 등의 문제로 몸살을 앓았다. 해외에서는 일본 교토 아라시야마 지역에서 주민들이 일상생활을 방해받고, 태국 푸껫에서는 쓰레기 무단 투기와 해양 생태계 훼손이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관광이 지역에 기여하기보다는 ‘착취적 소비’의 구조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경고를 담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지속 가능한 관광이 제시되고 있다. 이는 관광객 스스로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책임 있는 문화 참여자로 전환되어야 함을 요구한다. 

 

 

3. 지속가능한 관광의 세 가지 핵심 축

 

지속가능한 관광은 ▲환경적 지속가능성, ▲사회문화적 지속가능성, ▲경제적 지속가능성이라는 세 가지 축을 바탕으로 설계된다. 환경적 측면에서는 자연 자원 보호, 탄소중립 여행, 생태계 회복이 중심이며, 예를 들어 ‘제로웨이스트 숙소’나 ‘무탄소 이동 수단’ 등이 이에 해당한다. 사회문화적 지속가능성은 지역민과의 상호존중, 전통문화 보존, 로컬가이드 활용 등이 포함되며, 이는 관광객의 행동이 지역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고려한다. 경제적 지속가능성은 지역경제 환원 구조와 공정거래 기반의 관광소비를 뜻하며, 소상공인 중심 소비, 지역통화 활용 등이 그 실천 예시다. 이 세 가지 요소는 상호 분리되지 않으며, 유기적으로 작동할 때 진정한 지속 가능성이 실현될 수 있다.

 

4. 글로벌 및 국내 실행 사례

 

 스웨덴의 ‘Flygskam(플뤼그스캄)’ 운동은 항공 여행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 실천 운동이다.
이 운동은 2018년 스웨덴에서 시작되었으며, ‘비행하는 것에 대한 수치심’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개념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비외른 페리(Björn Ferry)에 의해 처음 제안되었으며 , 이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가 실천적 상징이 되면서 대중적으로 확산되었다. 툰베리는 국제 회의에 참석할 때 비행기를 이용하지 않고, 기차나 무탄소 요트를 통해 이동하는 방식으로 이 운동의 대표 인물이 되었다. 이 운동은 기차 여행을 장려하는 Tågskryt(기차 자랑)’이라는 개념으로 확장되었으며, 스웨덴에서는 실제로 항공 이용 감소와 철도 이용 증가라는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

예를 들어, 2019년 스웨덴의 국내 항공 여행은 전년 대비 4% 감소하였고, 같은 해 국영 철도회사 SJ는 150만 장 이상의 추가 승차권을 판매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개인의 선택을 넘어서, 사회 전반의 여행 가치관과 문화를 전환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Flygskam’ 운동은 지속가능한 관광과 환경 책임성 있는 여행을 실현하기 위한 대안적 행동 양식으로 평가된다.
오늘날 유럽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는 이와 유사한 ‘탈탄소 여행 문화’ 운동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뉴질랜드는 ‘Tiaki Promise’라는 국가 차원의 여행 윤리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방문객이 자연과 문화에 책임감 있게 접근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서울시의 ‘제로웨이스트 호텔’, 강원도의 ‘로컬로 떠나는 작은 여행’, 제주올레의 ‘걷는 여행자 캠페인’ 등이 지속가능한 관광 실행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강릉시와 서울관광재단은 2023년부터 지역 소상공인 중심 관광 플랫폼을 시범 운영하며, DMO(지역관광조직)와 연계한 지역순환형 관광으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5. 여행자와 기업이 실천할 수 있는 전략

지속가능한 관광은 정책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여행자와 관광업계의 실천이 병행될 때 비로소 효과를 발휘한다. 여행자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대중교통 이용, 지역 로컬푸드 섭취, 과소비 자제 등의 노력을 할 수 있으며, 기업은 에너지 절약형 시설 구축, 친환경 인증 취득, 지역사회 기부 연계 프로그램 개발 등을 추진할 수 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윤리적 소비 여행’을 지향하는 흐름이 확대되고 있어, 관광 콘텐츠도 ‘속도 중심’에서 ‘맥락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착한 여행은 공존을 위한 첫걸음이며, 지속 가능한 관광은 미래 생존전략이자 시대의 필연적 선택으로 자리잡고 있다.